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하루를 기도로 열고 기도로 닫으라>
하안거 기도중입니다.
불볕같은 폭염과 높은 습도에도 아랑곳 않고
극락전에서는 금강경을 독송합니다.
기도는 삼업(三業),
말과 생각과 행동을 맑히는 일입니다.
여름안거 기간 동안 각자 원을 세우고 지극한 기도를 통해
지금 여기, 현재의 보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참선을 하고 기도하는 것은
어지러운 세상을 살면서 늘 깨어있고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세상살이가 너무 험난하기 때문에,
깨어 있지 않으면 제 길을 갈 수가 없읍니다.
깨어 있기 위해서 기도하고, 참선하고, 나눔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는 사람은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깨끗이 닦아 내야 합니다.
자기 정화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자기 정화는 참회를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기도에는 목소리가 아니라 간절한 마음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소원은 울림이 없습니다.
세상에 그냥 이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공것은 없습니다.
내가 공을 들인 만큼 나 자신과 이웃에게 그렇게 메아리가 되는 것입니다.
2002년 여름안거에 법정스님께서 이렇게 기도로 열고 기도로 하루를 닫으라 말씀하십니다.
오늘
머리 조아려 열심히 절하는 우리들,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간절한 참회의 눈물이기를…
두텁게 쌓여있던 잘못된 업의 허물이 씻겨지는 것이기를…
두 손 모아 봅니다.
강한 햇살에 하얗게 반사된 길상사 뜨락 위를
간간히 지나는 산들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줍니다.
돌계단 옆에 홀로 불쑥 피어난 나리꽃도
마치 위로처럼 방긋 웃어줍니다.
‘괜찮아…’
<내가 뿌린 씨앗은 헛되이 소멸되지 않습니다.
눈앞에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 공덕은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내가 간절히 기도한 만큼 어디엔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절인연을 통해서 다시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