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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 25-11-06

    법정스님 책읽기 모임 11월 6일 후기

본문

영혼의 모음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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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것만으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어떤 만남에 의해서 인간은 성장하고 또 형성됩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책이든 혹은 사상이든…


만난다는 것은 곧 개안(開眼)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세계가 새롭게 열리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비로소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생명의 환희와 감사의 염(念)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만남이 아니라 마주치는 것이요, 사교일 뿐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런 문제를 지니고 찾아 헤맬 때에만 진정한 만남은 이루어 집니다.


맑고 향기로운 도량 길상사!

나 하나를 어쩌지 못해 몇 밤이고 뜬 눈으로 밝히는

그런 엄숙한 구도적 자세를 지닌 이들이 찾아 드는 곳.

11월 늦가을의 도량은

처절하게 힘겨운 한여름을 이겨낸 단풍들이

청량한 가을 햇살을 만나 아름답게 빛납니다.

시절인연.

만남의 절집 표현은 ‘시절인연’입니다.

모든 조건이 형성되었을 때,

바로 그 때가 ‘만남’도 ‘시절인연’도 이뤄집니다.

단풍이 드는 것도,

우수수 낙엽되어 흩날리는 것도,

그 자리에 다시 얼음이 얼고 눈이 나리는 것도…

만남이자 시절인연입니다.

오늘 세계일화실에서 함께 모여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글을 읽는 이 순간도

아름다운 만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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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날

또 다시 새로운 눈을 뜨기 위해

우리는 무엇인가 만나야겠습니다.


<지혜와 자비의 길을 닦는 도량(道場),

거기를 우리는 사원이라 부른다.

석존(釋尊)은 길에서 태어나 평생을 길 위에서 살았다.

그리고 마침내는 그 길에서 돌아가셨다.

그는 각자(覺者)의 사명을 다하느라고

하루도 쉴 날이 없던 활불(活佛)이었다.

마지막 입멸(入滅)하는 순간까지도 교화중생하던

젊은 활불이요 동불(動佛)이었다.

그는 가만히 앉은 자리에서 시물(施物)이나 받아먹는

노란 좌불(坐佛)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