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탑을 세웠네. 돌로 피어난 연꽃 맑고 향기로워라 삶에 철저해 그 전부로 사셨던 스님, 지금 여기에 계시네"
무소유의 삶을 온전히 실천하며 청빈한 수행자로 살았던 법정 스님의 부도탑이 조계총림 송광사 불일암에 모셔졌다. 조계총림 송광사(주지 무자 스님)는 2월 23일 법정 스님의 열반 15주기를 맞아 추모재 및 부도탑 제막식을 송광사 사자루와 불일암에서 봉행했다.
사자루에서 열린 추모식에는 송광사 문도 스님과 서울 길상사 신도, 맑고향기롭게 임원진 등이 참석했다. 불교 의례에 이어 법정 스님을 향한 대중 삼배, 추모 입정, 수좌 현묵 스님의 헌향이 진행되었으며, 헌공으로는 생전에 법정 스님이 즐겨 드시던 국수를 공양으로 올렸다. 송광사 문중 스님들과 신도 대표들은 헌다와 헌화를 하며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따를 것을 다짐했다.
수좌 현묵 스님은 추모 법문을 통해 “스님께서는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법구를 남기셨다”며, “대중과 함께할 때 대중 모두를 선지식으로 여기고 살아갈 때 큰 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중과 함께 살아가며 서로에게 배우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다시금 되새겼다.
길상사 합창단은 법정 스님의 글에 김현성이 곡을 붙인 ‘무소유의 노래’를 부르며 스님을 추모했다. 이어 문도를 대표해 덕조 스님이 인사말을 전하며 “15주기를 맞아 여러 스님과 신도분들이 뜻을 모아 이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면서, “문도들은 큰스님의 뜻을 받들어 정진하고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추모재에 이어 법정 스님이 수행했던 불일암에서 부도탑 제막식이 거행됐다.
덕조 스님은 경과 보고를 통해 “칠불사 부유 스님의 부도탑과 통도사 보궁에 있는 봉탑을 원형으로 삼았으며, 은사 스님의 정신을 받들어 더 심플하고 간결한 형태로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일암에 자리한 자전 국사 부도와의 조화를 위해 크기와 높이를 조정하여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덕조 스님은 부도탑 조성에 공헌한 순금사 초안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하동 연암사 도현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스님의 허락 없이 단아하고 부드러운 탑으로 모셨음을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며, “이 탑이 지혜의 등대가 되어 중생의 무명을 밝히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마지막으로 주지 무자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스님께서는 청정한 마음으로 세상을 유랑하시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본래 자리로 돌아오신 것이 아닌가”라며, “우리에게 무소유의 삶과 나눔의 가치를 몸소 보여주신 어른 스님을 기억하며, 그 수행의 가풍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참석한 신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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